1997년도는 사회변혁운동의 주도세력이었던 학생운동이 하향곡선을 그리던 해였다. 1996년 서울 연세대에서의 범민족대회 탄압에 이어 1997년 한양대 이석씨 사망사건까지 2년동안 한국학생운동은 그 정점을 찍었다고 볼수 있다.
2년동안 연행된 학생은 족히 1만명 이상이 되었을것 같다. 1996년 연세대에서만 연행된 학생이 5천여명이 넘었을 정도였으니깐..그렇다면 그당시 연행된 학생들의 사법처리관정은 어떠했을까? 부러진 화살에서와 같이 이미 정부와 사법부에서는 엄중문책, 죄경학생운동 척결이라는 수식어만 달고 무조건적인 형집행이었다. 최소한의 인권이나, 행위 가담의 경중, 뭐 이런것을 따지지도 않고 묻지도 않는 재판이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것이다.
당시 한총련 지도부중의 한명이었던 나 역시도 1996년에 수배생활에 들어가서 1997년 7월에 연행되었다. 123일에 걸친 지리한 경찰조사, 검찰조사, 그리고 2달간의 법적 다툼을 통해 집행유예로 나오긴 했지만 그때 보여주었던 사법부의 행태는 부러진 화살을 보는내내 과거와 현재의 화면이 캡쳐되는것 같았다.
내가 접한 재판부는 문성근보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거의 엇비슷했다.
재판과정에서의 진위여부보다는 이미 여론몰이로 사전예고식의 재판이 사전에 진행된 점에서 석궁사건과 당시 한총련 사건과도 일맥상통했다.
재판과정에서도 비슷하다.
" 판사 : 피고인은 화염병을 던지고 경찰에게 폭력을 가했습니까? - 나 : 아니오 전 던진적이 없으며, 경찰에게 폭력을 행한적도 없습니다."
" 판사 : 피고는 한총련 간부였는데, 사전에 모의하지 않았나요? - 나 : 아니오 한총련 간부라고 하더라도 모든 회의에 다 참석하지 않습니다. 회의가 있던날 당시 그시간에는 전 다른 장소에 있었습니다."
" 판사 : 그래도 당신은 한총련 간부로서 연대책임이 있는 것이므로 유죄입니다. - 나 : .... "
부러진 화살에서는..
" 판사 : 피고인은 석궁과 활을 가지고 부장판사집앞에 갔었죠? - 김교수 : 네 가지고 갔습니다. "
" 판사 : 피고인은 석궁에 활을 장착하여 발사했죠? - 김교수 : 아니요 발사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위협용으로 가지고 갔기때문에 발사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
" 판사 : 그럼 석궁에서 활이 발사 되지 않았다는 건가요? - 김교수 : 우발적인 몸싸움과정에서 발사된거지 부장판사를 향해 발사한적이 없으며, 또한 부장판사또한 활에 맞지 않은 것입니다. "
" 판사 : 피고인은 석궁에 활을 장착하여 부장판사에게 간 것이 맞죠..그럼 살인미수에 해당하는 겁니다. 고로 유죄판결한 1심의 판결이 이유없으므로 항소를 기각합니다. - 김교수 : 이게 재판이야? 개판이지~~ "
조금 비약한건가요? 제 생각에는 전혀 비약하지 않은것 같은데..이글을 읽으면서 학생운동 관련하여 재판을 받아보신 분들은 아마 거의 비슷한 경험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부러진 화살을 보고나서 바로 페이스북에다 문성근 낙선운동을 할 것 같다고 했구.. 그러지 않으면 내가 문성근을 향해 석궁을 쏠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적었습니다. 물론 문성근의 연기가 그만큼 뛰어나다는 반증이겠지만..
영화 도가니로 인해 사립학교 특히 장애우 학교에 대한 개혁문제가 한동안 시끄러웠습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잊혀져 있던 당시의 사건을 파헤치고 난리를 쳤었던 뉴스를 보고 참으로 영화의 힘이 대단하다는걸 느꼈습니다.
이번 부러진 화살 역시도 온라인 상으로 사법부 개혁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사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마치 성역처럼 여겨지던 사법부에 메스를 대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서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고 법앞의 만인은 평등하다는 진리를 팽개쳐 버린 사법부에 대한 전국민적인 관심과 참여로 반드시 개혁을 했으면 합니다. 물론 한계는 있겠지만..역사의 전진은 이렇게라도 한발한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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